View Article     
Name
  IndexRoot 2009-02-21 08:35:53
Subject   몇 반인반수(半人半獸)에 대한 단상
스파이더맨

- 이 사람은 평상시에는 매우 얌전하고 소심한 시민이다. 여자들에게 인기도 없고 생활력도 강하지 않다.
하지만 자신이 원할 때에는 거미인간이 된다. 빌딩 숲을 날아 다니고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스스로의 힘으로 지킨다. 스파이더맨은 야성을 버리지 않는다. 이 사람은 사람이며 또한 동물이다.

우리도 야생에서 언젠가 살지 모른다.
아니 살게 될 것이다. 지금의 온실 밖에는 야생이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를 한다.
우리 몸에는 모두 야생의 피가 흐르고 있다. 자신의 손을 자세히 들여다 보아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마치 거미의 촉수 같은 야생의 에너지가.

우리는 그러한 야생을 키워야 한다. 정글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게.
자유롭게 살 수 있게. 야생은 즐겁다. 비록 빌딩을 기어오르기 힘들거나 밖에서 자는 것이 추울 수도 있지만 스파이더맨을 보아라. 야생을 기억하는 한 우리는 우리만의 거미줄을 칠 수 있다.




에일리언

- 이 사람은 어린 시절 작은 숙주 애벌레를 먹었다.
아니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 작은 숙주 애벌레를 먹는다.
스스로 집어 먹는다. 부모님이 넣어 주지 않는다. 알아서 먹는다.
"열심히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성공해라", "남을 이겨라"

그 애벌레가 조금씩 자라기 시작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다가 그 애벌레가 나를 조종하기 시작한다. 나를 지배한다.
나를 버리고 나는 에일리언이 된다.

나를 학대하고, 나의 에너지를 갉아 먹고, 나를 싫어하기 시작한다.
작은 실패에도 나는 자책하고 기가 죽는다.
거대한 착각이다. 내가 만든 나를 옭아 매는 착각이다.
나는 에일리언이 아니다.
이제 내 뱃속의 에일리언을 버려야 한다.
버리는 일은 쉽지만 간단하지 않다.

내가 먹은 애벌레를 토해 내야 한다.
누가 준 것이 아니고 내가 먹은 것이라서
내가 토해 내야 한다. 토해 내도 죽지 않는다.

내 삶은 내 것이다.
눈치볼 필요도 없다. 남들이 가르쳐 준 방식과 성공 척도가 아닌
나만의 눈과 나만의 행복 척도로써 살아야 한다. 행복해야 한다.
에일리언이 아닌 소중한 한 사람의 인격체로써......



헐크

- 나는 나를 알고 있다고? 너무 나도 잘 알고 있다고
아니다. 나는 나를 알고 있지 못하다. 내 속의 나를 나는 모른다.
평범한 소시민? 나약한 직장인? 평생 월급쟁이?
혹은 구직자? 아니면 이미 에너지가 소진된 중년?
아르바이트로 지친 대학생?

아니다. 나는 나를 알고 있지 못하다.
내 속에는 엄청난 기운이 있다.
분노라고 불리워도, 힘이라고 불리워도, 괴물이라고 불리워도
상관이 없다.
이 세상을 뒤집어 엎을 거대한 힘이 내 속에 있다.

나는 이제 나를 알고 있다.
이 힘을 슬기롭게 쓸 것이다. 이 힘을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나약해 지지 않고, 소심해 지지 않겠다.
기죽지 않겠다.
내 속의 이 힘을 인정하는 한 나는 겁 날게 없다.
나를 깨워야 한다.


지수근 (INDEXROOT Korea Ltd. 대표)


 Prev    
  1970/01/01 
 Next    
  1970/01/01